유명산 자락에 자리 잡은 도토리마을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와 맑은 공기 속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요. 도시의 바쁜 일상을 벗어나 휴식을 찾고 싶던 차에, 이곳에서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걸음을 옮겼죠. 특히 도토리냉국수와 도토리전이 유명하다고 해서 기대가 컸어요.
유명산도토리마을
경기 가평군 설악면 묵안로 13 1층
10시~ 20시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0507-1319-1245
단체이용가능, 주차 외
먼저 도토리냉국수가 나왔어요. 한눈에 보기에도 시원함이 느껴지는 그릇에는 갈색빛 도토리면이 담겨 있었고, 그 위로 잘게 썬 오이, 김가루, 깨가 고명처럼 뿌려져 있었어요. 국물은 투명하면서도 살짝 빛나는 육수였는데, 얼음이 동동 떠 있어서 보기만 해도 더위가 가시는 기분이었죠.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었는데, 도토리면의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독특했어요. 일반 냉면과는 달리 도토리 특유의 은은한 고소함이 느껴졌어요. 육수는 상큼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고요.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입안이 시원해지면서 피로가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면과 국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여름철 더위를 잊게 만드는 별미였어요.
이어서 나온 도토리전도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도토리전은 표면이 바삭하면서도 속은 쫀득쫀득했어요. 첫 입을 베어 무는 순간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졌어요. 도토리 특유의 씁쓸한 맛이 은은하게 감돌면서도 전체적으로 깔끔한 뒷맛이 남더라고요. 함께 나온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풍미가 한층 더 살아났어요.
특히 좋았던 건 도토리전이 기름지지 않아서 끝까지 느끼함 없이 먹을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린 요리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장님께서 "이 도토리는 우리 마을에서 직접 수확하고 가공한 거예요. 그래서 더 고소하고 맛있죠"라며 자부심 가득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이해될 만큼 도토리의 순수한 맛이 느껴졌어요.
이번 여행은 단순히 도토리 요리를 먹는 식사 시간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휴식을 만끽하고 정갈한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다음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 도토리냉국수와 도토리전을 맛보며 자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요.